'코드 인사'라는 말은 참여 정부를 공격하는 주요 무기였다. 한나라당은 이 말을 5년 내내 지겹도록 울궈먹었다. 그리고 정권이 교체된 지금, 그들 역시 '코드'를 맞추고 있다. 문제는 그 코드가 구시대 방식인 110V라는 것. 사실 '코드 인사'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220V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왜 그런 것인지 비판하면 될 일이다. 물론 '왜'를 논할 때도 저차원적 색깔론으로 흐르기 마련이었다.
누가 정권을 잡든, 자신과 맞는 사람과 함께 일을 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를 모른 척하면서, 자신들이 마치 '중립'을 지키고 있는 것처럼, 자신들도 지키지 못할 것을 주장하며 본질을 호도했다. 그런 전적이 있기에 이번 KBS 사장을 둘러싼 논란은, 5년 전부터, 아니 10년 전부터 던지던 부메랑이 한꺼번에 다시 되돌아 오는 것뿐이다. 물론 시끄럽던 조중동은 이 문제에 침묵하고 있다.
차라리 한나라당이 줄곧 대통령 권력의 분산을 주장했다면 적절했을 것이다. 대통령이 휘두를 수 있는 요직의 수는 7,000개에 이른다고 하니, 나눠먹기 식 낙하산 인사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정부 간의 비교우위를 떠나 결국 제도의 문제다. 이를 모르는 척하며 앞으로도 '한국식 민주주의'만을 고집한다면, 정치의 발전을 기대하는 것도 힘들 것이다. 이제 은폐된 본질을 봐야 할 때다.